[남아공] O.R Tambo 국제 공항의 공포?
홍콩 공항에서 출발해 13시간 만에 도착한 요하네스버그 오알 탐보 국제공항. (위 사진은 비행기에서 본 요하네스버그다.) 이제야 비로소 아프리카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부푼 마음을 안고, 비행기에서 나와 비자 발급 줄에 섰는데... 이런 줄이 너무 길었다. 케이프 타운행 국내선 환승 시간이 고작 2시간 밖에 안 되는데, 비자 발급 줄은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될 듯 길고도 매우 느렸다. 거기에 나를 더 아연실색하게 만든 건 비행기 도착 시간. 오전 7시 도착 예정이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실제 비행기 도착 시간은 7시 40분이었다. 국내선 탑승하기 위해서는 짐도 찾아야 되고, 무엇보다 국제선에서 국내선에 갈아타기 위해 얼마나 가야 되는지도 모르는데.. 시간이 정말 촉박했다. 마음을 조리며 줄이 빨리 줄어들기를 기다렸지만, 비자 발급은 예상대로 정말 30분 이상이 걸렸고, 비자 발급을 받자마자 짐을 찾아 부리나케 뛰었지만.. 국내선 창구에 도착 물어보니 짐을 보내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담당 직원은 지금이라도 빨리 가면 비행기 안에 짐을 놓고 탈 수 있으니 어서 위층으로 올라가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엘리베이터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데, 청소부 두 명이 와서 엘리베이터 저기 있으니 타라는 것이었다. 고마운 마음에 잽싸게 짐을 올려논 카트를 밀고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갑자기 내게 중국인냐고 묻더니, 자기네들이 여기 가르쳐 줬으니 돈을 달라는 것이었다. 난 처음에 당황해서 눈만 동그랗게 떴는데, 어서 빨리 달라고 협박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지갑에 돈은 있었지만 너무 어이가 없어, 돈이 정말 없다고 얘기했다. 몇 번 재촉하던 그들도 내가 돈이 정말 없다고 빨리 올라가야 한다고 계속 말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나를 보내줬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돈을 안 뺐겼으니 말이다. 그렇게 위층에 올라가 탑승 게이트를 찾는데, 어디선가 주황색 조끼를 입은 사람이 오더니 자기가 가르쳐주겠다는 것이었다. 난 너무 급한 마음에 고맙다고 말하고 그에게 카트를 줘 버렸다. 그가 카트를 밀며 이 곳 저 곳에 물어보며 탑승 게이트 전 검색대까지 날 끌고 왔는데, 갑자기 그가 날 은근한 표정으로 보더니 돈을 달라고 했다. 난 친절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기분이 나빴지만, 비행기를 꼭 타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그의 손에 20달러를 쥐어줘 버렸다.
그랬다. 이렇게 고생했으니 케이프 타운행 비행기를 탈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난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ㅜㅜ
ㄴ
남아공 O.R Tambo 국제 공항 주의 사항
1. 제가 경험한 남아프리카의 경우 공항이나, 차량이 통과하는 국경 모두 비자 발급 받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환승 시간 등을 여유 있게 잡으세요.
2. 화장실이나 으슥한 곳에서 청소부들이 약간의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동양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요구합니다. 놀라지 말고, 그냥 돈 없다고 하고 가시면 됩니다. (이건 추측인데, 흑백 차별, 빈부 격차 때문에 흑인 청소부들이 이러지 않나 싶습니다.)
3. 탑승권을 받기 위해 짐을 들고 이동할 때 친절하게 접근하는 사람(주황색 조끼를 걸치고 있어 공항 직원처럼 보이는데, 아마도 아닐 겁니다.)을 조심하세요. 그들에게 짐을 줄 시 거의 확실히 돈을 뜯깁니다. 이들도 동양인을 노리는 듯 합니다. 저 말고도 20달러를 뜯긴 한국인 분들을 만났었습니다.
4. 만약 비행기가 연착돼 환승 비행기(같은 항공사의 비행기를 갈아탈 경우) 놓쳤을 경우, 확실하게 어필해야 합니다. 저도 티켓을 재구매해야 한다고 해서 왜 내가 재구매해야 되냐, 니들 잘못이다라고 얘기했더니! 그제서야 확인한 후 표를 순순히 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