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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의 대중교통은 편리한 편이다. 구석구석 전철로 연결돼 있고, 택시도 잡기 쉬워  타이페이에서는 대부분 대중교통으로 이동했는데, 문제는 타이페이를 벗어난 이후였다. 타이중, 타이난, 컨딩, 화롄 등등.. 많은 짐을 끌고 어떻게 갈 것인가? 결국 우리의 선택은 차 렌트였다. 타이페이에서 타이중까지 고속전철로 이동한 우리는 타이중역에 있는 렌트카 업체를 찾아갔다. 이미 타이페이에서 차를 예약했고, 일행 중에 중국어를 잘 하는 분이 있어 빌리는 절차는 그닥 어렵지 않았지만, 과연 낯선 땅에서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 이만저만 걱정이 되는 게 아니었다. 더구나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은 일행 셋 중 두 사람이었는데,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져온 사람은 나뿐이었기에 더더욱.. 어쨌든, 부딪혀 보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싶어 시동을 걸고 타이중역을 출발했다. 타이중역에서 르웨탄까지 가는 여정. 타이중역 부근을 벗어나자, 고속도로가 시작됐다. 차량 속도는 도심도로보다 빠르지만 출장이 잦은 한국에서 고속도로를 많이 이용해 익숙하고, 아무래도 복잡한 도심도로보다 고속도로는 단순하다보니 긴장됐던 마음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 갔다. 또한, 도로 안내판에는 중국어와 영어 둘 모두 있었는데, 중국어는 중국어 잘 하시는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운전의 어려움은 예상치 못 하게 타이중에서의 첫번째 목적지 르웨탄 부근에서 시작됐다. 타이완 중앙에 있는 대만 최대 크기의 고산호수 르웨탄, 그 호수 주변으로 2차선 도로가 굽이굽이 나 있었는데, 운전의 어려움은 굽이굽이 난 도로보다 그 좁은 2차선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사람과 부딪힐까 최대한 서행해야 했는데, 놀라웠던 건 도로 위의 사람들이 차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 '부딪히고 싶으면 부딪쳐 봐 난 안 피할테니' 마치 이러한 태도로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하니 참 운전하기 난감했었다. 그럼에도 도착한 르웨탄은 풍경도 멋지고, 호수 주변에서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자전거도 탈 수 있고,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넘어 들어가면 대만 원주민 문화촌도 볼 수 있는 참 관광하기 참 좋은 곳이었다.  

르웨탄 풍경

그렇게 르웨탄을 본 후 저녁은 좀 맛난 걸 먹을까 싶어 항아리닭집을 찾아갔다. 사실 르웨탄 근처에는 항아리닭집이 몇 군데 있었지만, 우리는 차도 빌렸으니 이왕이면 관광객들이 잘 안 가는 진짜 맛집을 찾아가자는 마음으로 '르웨탄'에서 1시간 이상 차로 달려야 갈 수 있는  '런아이샹'이란 마을에 위치한 한 항아리닭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문제는 가는 길이었다. 9월임에도 불구하고 폭우가 줄기차게 쏟아졌고, 폭우에서 좀 벗어났다 싶더니만 대관령 고개 뺨치는(?) 꼬불꼬불한 2차선이 항아리닭집까지 이어졌다. 정말 가는 도중 이 길이 맞나, 이렇게까지라도 해 항아리닭을 먹어야 되나 싶었지만, 고생 끝에 낙이라고 이 곳의 항아리닭은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닭요리 중 최고였다. 그냥 입에 닭고기를 넣자마자 살살 녹아 없어져버렸다. 

입 속에서 살살 녹아버린 항아리닭

*대만 렌트카 운전 팁
1. 도심 시골 모두 오토바이도 사람도 많은데, 다들 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조심해야 되고, 특히 도심 대부분에 오토바이 도로가 따로 있으니 운전시 주의해야 된다.
2. 외각이나 산악 지대로 갈수록 꼬불꼬북한 도로가 많고, 깊은 곳에 갈수록 도로 사정이 안 좋아 가끔은 1.5차선 때로는 1차선만 있는 도로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도심에는 한국과 다른 신호 체계가 있으니 신호등을 유심히 보며 운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