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고는 순간이지만, 그 후유증은 평생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듯 하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여행 사고가 우리에게도 일어날 뻔 했다.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발단은 세서림 근처 숙소에서였다. 전 날 숙소에 밤늦게 도착한 아내와 난 저녁을 먹으며 입씨름했다. 아내는 다음 날 새벽에 출발해 세서림에서 일출을 보자 했고, 난 일출은 좋지만, 새벽은 어둡고, 더구나 지금 오는 비가 새벽까지 그칠 것 같지 않으니 안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우리 두 사람의 의견 대립은 팽팽했고, 결국 서로 감정만 상한 채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비가 그친 하늘은 청명했고, 아내는 심통이 가득한 얼굴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 난 나대로 비가 그쳤어도 위험했을 거란 생각돼 우리가 함께 탄 차 안은 서로를 향한 칼 같은 감정에 곧 터질 듯 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런 상황이 20~30분 지속되다보니 정작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하지 못 했다. 세서림 길안내 표지판을 보고도 지나친 것. 이런 상태에서 20km 정도 더 갔나? 계속 가도 세서림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그제야 깨달은 우리는 유턴한 후 길을 거슬러 가기 시작했는데.. 좀 갔나 싶었는데 갑자기 저 앞에서 갑자기 차 한 대가 달려오며 헤드라이트를 깜박였다. '어서 비키라고' 아뿔사!!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오른쪽으로 역주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가 발생한 건, 평소처럼 침착하게 핸들을 돌려 반대편으로 갔으면 됐는데.. 서로 팽팽했던 감정과 세서림을 지나쳐 시간을 낭비했다는 자괴감이 합쳐져 브레이크를 밟고 말았다. 모래길 운전이 얼음길 운전만큼 위험하다는 걸 여행책에서 보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세상에 이럴 수가! 차가 완전히 균형을 잃고, 10여미터 정도를 죽 미끄러져 갔다. (기어가 4X4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죽는 줄 알았다..ㅜ 그나마 다행인 건 앞에 오던 차가 센스 있게 우리 차를 피해간 것. 차가 멈추고.. 우리는 자연스레 우리가 믿는 신께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세서림에 간신히 도착해 이렇게 죽을 뻔한 사건이 끝나 안심하고 있었는데.. 피시식, 어디선가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 가 보니 세상에 사고 후유증으로 오른쪽 앞바퀴에 미세한 펑크가 나 있었다. 그나마 다해인 건 세서림에는 차수리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 다행히 수리를 할 수 있었다. 휴~ 정말 다행~~!


​타이어 수리뿐만 아니라, 기름도 넣을 수 있고, 타이어 공기압도 바꿀 수 있고, 환전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