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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비아 대사관에 비자 신청 후, 워터 프런트로 가기 위해 길을 걷는데 어떤 흑인이 우리에게 다가와 이런 전단지를 줬다.


바로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라는 광고! 이 전단지에는 '걸을 때 휴대폰을 들고 다니지 마세요, 돈을 한 지갑에 넣어 보관하지 마세요, 헤드폰을 끼고 돌아다니지 마세요' 등관광객들을 위한 안전 정보가 적혀 있었는데, 이건 역설적으로 케이프 타운이 이 정보를 알아야 할 만큼 위험한 곳이니 안전을 위해선 자기네들을 고용하라는 얘기였다.
실제 내가, O.R Tambo 공항에서 예상치 못 하게 짐꾼에게 20달러 뜯긴 일이나, 롱 스트리트에 내려 숙소까지 걷는 10여분 동안 끈덕지게 달라붙어 짐 들어주겠다던 걸인을 생각하니 이 전단지를 받은 당시 이게 예사롭게 보이지는 않았다. (뭐, 그렇다고 사설 경비원을 고용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놀라운 건, 남아공-나미비아-보츠와나-짐바브웨를 다 여행하고 나서 이 전단지를 다시 보니 이 내용이 여행 초보다 피부에 더 와 닿았던 것. 그 이유는 앞에 쓴 4개국의 관광지 숙소, 캠핑장 대부분에 전기 펜스가 둘러져 있었고, 좀 좋은 숙소인 경우 야간에 걸어 잠근 대문 옆 초소에 경비원이 있었다. 심지어 나미비아 빈트후크 안에 있던 캠핑장의 경우 총으로 무장한 경비원이 밤새 순찰했다. 확실히, 내가 가 봤던 발리, 태국, 일본 등에 비해 경비가 삼엄했다. 그만큼, 타국에 비해 아프리카 치안이 안 좋다는 의미이긴 한데.. 왜 이렇게 안 좋은가?.. 아프리카 여행하는 동안 이 질문이 끊임없이 떠올랐다.